FRIENDS展

갤러리노마드기획전

故이상언 추모전

2016_1217(토) ▶ 2017_0114(토) / 일요일 휴관

미키마우스 - 트로이목마 / 130.0 X 97.0 Cm / Mixed material

관람료 / 무료

관람시간 / 11:00am~19:00pm

GALLERY NOMAD 전남 여수시 신기동 38-20번지 (새터로 82) 全南 麗水市 新基洞 38-20番地 Tel. +82.61.921.7777 www.gallery-nomad.com

이상언 추모 프랜즈전을 준비하면서...

상언이 작년 10월 31일 우리 곁을 떠났다.
49세의 일기로 안타깝고 아쉬운 삶의 시간을 마감한 것이다.

위암 판정을 받았으나 수술과 치료로 극복한 줄 알았고 완치가 가능할 거라 생각했다. 상언이 본인의 여생에 대해 어떤 생각이었는지 모르지만 나는 상언에게서 아무런 느낌을 받지 못했다. 항상 흐트러짐 없이 덤덤한 모습으로 내 작업실과 가배목 카페에 가끔 만나 작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고 가배목 갤러리 카페에서 전시 한 번 하자는 약속도 했었다. 매일 뒷산을 오르며 건강 회복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기에 더더욱 극복할 수 있으리라 믿었다.
그런데 암이 재발하고 장 협착증이 와서 아주 위험한 고비를 넘겼다고 생각했지만 우리는 그것이 삶을 정리하는 시간인 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그 때의 병문안이 그와의 마지막 시간이었다. 그의 사망 소식을 듣고 친구들과 나는 장례식장까지 갔다가 감정이 북받쳐 당일 상언의 영정을 마주하지 못하고 다음날에야 비로소 그를 만날 수 있었다.

영정 사진은 초라했다. 그리고 봉두 화장장에서 마지막 작별을 했다.

untitled / 55.0 X 100.0 Cm / Mixed material

상언이는 초등학교 때 축구를 잘했고 워낙 외모가 준수해서 눈에 띄었던 친구다. 내성적이었으며 어떤 재미있는 일이 있어도 빙긋이 웃는 미소 밖에 볼 수 없었던 친구였다. 잘생긴 외모 덕에 여자 후배들이 많이 따랐으나 그의 성격 탓인지 여자 애들의 애만 태우기가 일쑤였다. 고등학교 올라와서 그림을 시작하였으니 우리들보다 조금 늦게 그림을 시작했으나 대입 학력고사 성적이 아주 잘 나왔고 미대 입시를 위해 서울의 대관미술학원에서 치열한 노력 끝에 서울대학교에 당당히 합격하였다. 대학 졸업 후 안양에서 정착하려고 했으나 건물에 말썽이 있어 학생 지도와 작품 활동을 하고 싶은 데로 하지도 못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했었다. 그때 차라리 고향 여수에서 정착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상언이는 좋은 미소를 가지고 있던 친구다. 대학을 다닐 때나 졸업을 해서도 간간히 보면 어떤 상황에서든 변함없이 좋은 미소를 가지고 있는 정말 순수한 모습 그대로를 평생 가지고 살던 친구였다. 지금도 그를 생각하면 그 모습이 제일 많이 떠오르는 이유다.

untitled / 60.0 X 36.0 Cm / Mixed material

살아서 한 번의 개인전도 치르지 못한, 어쩌면 상언의 한이 되었을 우리들과의 약속을 위해 친구 몇 몇이 모여 그의 전시회 한 번 열어보자고 약속을 했고 일 년이 지나고야 이 일을 진행하게 되었다. 전시를 준비하면서 찾은 상언의 작업실에서 작품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 동안 상언의 모습에서 볼 수 없었던 풍부한 감성과 창의성, 실험 정신 그리고 독창성까지 볼 수 있었으며 죽음의 암시 또한 읽을 수 있었다. 다만 건강과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한 적은 양의 작품이 좀 아쉬웠다. 그러나 그가 남긴 작품들에서 창의성을 견지하는 작업 태도만큼은 누구보다도 훌륭하였다. 그는 고독하였으나 세상의 통속과 타협하지 않았으며 고고했다. 상언의 그림에는 읽을 수 있는 암호도 있고 읽혀지지 않는 암호가 있어 생전에 상언이 그림을 두고서 대화를 나눠보지 못한 아쉬움이 많이 남는 대목이다. 전시 중간에 평론가 한 분을 모시고 그의 작품에 관한 대화를 해 볼 생각이다.

untitled / 36.0 X 27.0 Cm / Mixed material

untitled / 50.0 X 30.0 Cm / Mixed material

노마드 갤러리(가배목 갤러리)는 작은 공간이지만 친구의 공간이고 친구들이 모이는 공간이기에 그 어떤 공간보다 상언에게 의미있는 공간이리라 확신한다. 갤러리 노마드에서 상언은 없지만 그의 영혼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작품들과 약 한 달간 함께하려고 한다. 이 전시는 같은 추억을 공유했던 그를 사랑한 친구들과 선·후배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상언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라 생각하며 이 전시를 기획하였다. ■ 2016년 겨울, 박치호 ■

untitled / 51.0 X 40.0 Cm / Mixed material

untitled / 56.0 X 75.0 Cm / Mixed material

찰칵!
누나의 드레스 사진 속에
노란 작대기 두개 그어진 모자로
그렇게 나타났지?

인연으로 엮여
처남과 매형이란 이름이 된 너와 나
세속의 아쉬움에
미련을 갈등으로 가진 적 있었지만
머무는 자리의 거리만큼
생각의 차이로 남겨 놓았지

어느 날,
짙게 깔리는 안개를 봇짐에 주워담고
세월을 남겨둔 채
사슴의 눈망울로 우리를 찾아왔어

2년 반의 시간동안
걷히는 듯 싶었던 안개는
더 심한 어둠으로 모두를 휘감았고
두려움은 손 끝을 타고 흘렀지

시월의 마지막 날
감잎의 깜붉음을 마당에 그려놓고
온 종일 쓸었는지 안개는,
감지 못한 두 눈에 매달려 있더라
그렇게 너는,
너를 놔두고 억불봉 하늘 위로 날아 갔더라
봇짐 속 안개는 그대로 남겨 놓고…….

너를 아껴했던 지인들의 추모로, 너를 다시 만난다.

2016년 겨울에,
박형근

Friends 권진용,박성태,박치호,백선순,양수균 (위에서 아래)

곽경화 오빠 안녕, 잘 지내고 있지? 우리한테 무거운 숙제 주고 거기 있으니… 기억나고 그립고 잠깐동안 있다가 다 만날테니. 그때까지, 여기서의 좋은 기억만 기억하길 바래. 바이빠바이 ^^ 김상현 왜 이리 가슴이 아리고 눈물이 나니? 불쑥 너와 같이 했던 순간들을 생각하면 너무 가슴이 아려. 네가 떠난 후 너의 소중함이 이렇게 크게 느껴질 줄 몰랐어. 건강해지겠지… 좋아지겠지… 막연한 내 기대가 너무 컸었나 보다. 건강해지면 같이 산에 갈 수 있겠지. 같이 밤샘 얘기할 수 있겠지. 항상 곁에 있을 줄로만 생각했던 내가 너무 어리석었어. 네가 남긴 작품들 정리하면서 네가 힘들어 했을 순간들, 그리고 그림으로 말하고 싶어 했을 너의 마음이 느껴져 더 마음이 아프지만 그렇게라도 너와 통할 수 있는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 그림 앞에서 작업하고 있는 너 모습, 네가 앉았던 의자, 너의 조용한 말투, 커피 대신 따뜻한 물을 달라고 했던 너의 마지막 기억들, 조용히 소중히 간직할게… 보고 싶다 상언아! 김성인 상언이가 먼저 떠나가고 남긴 유작들을 만나며 아프고 힘들 때 친구로서 자주 함께 해 주지 못했던 미안함에 가슴이 아릴 것 같다. 그림을 통해 전하고 싶어 했을 마음을 느끼고 친구를 생각하고 추모할 기회를 갖게 되어 감사하다. 박동화 항상 말없이 미소만 보이던 상언이… 거울을 바라보며 서있는 너의 작품을 보면서…누군가와 많은 대화를 나누고 싶어 했을 너를 생각해보니… 그 중에 한 사람이 되어주지 못함에 미안함이… 박성태 “언제나 말없이 살며시 눈읏음만 지었던 너의 모습이 선하구나. 한 점 티없이 맑은 너의 눈망울은 너의 작품과 함께 아린 기억과 추억으로 이제 남는구나. 친구야, 잘 있어다오!” 백선순 생전에 같이했음 좋았을 전시회를 그대를 보내고 하자니 마음이 애잔합니다. 우리에게 그대를 기억할 수 있는 좋은 추억 주신 것에 감사합니다. 손정선 오빠! 이렇게 부르는 것도 웃기지요, 친구의 와이프인데… 중학교 때부터 미로화실을 가면 항상 조용히 그림만 그리는 오빠를, 우리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였죠. 하지만, 오로지 그림만 그리고 이야기하면 작은 미소만 보이던 오빠… 세월이 지나 백송미술학원에 강사로 왔을 때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우리 어진이를 보고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가장 큰 미소를 보이며 이뻐해 줬는데… 이후로 가끔 커피숍에 들렀을 때 열심히 치료하고 있는 중이라 했는데 갑자기 우리 곁을 떠났네요… 이제 아프지 말고 그곳에서 행복한 웃음 지으며 잘 지내기 바래요… 정희경 상언 오빠~~ 오래 전 울림 오빠 순천왔을 때 홍익화실에 같이 왔었잖아. 내가 숫기가 없어서 울림 오빠한테 잘 못해줘서 좀 미안 하더라구요. 항상 성실하고 밝은 미소의 왕매너남이신 상언 오빠랑 울림 오빠랑 친하다고 하니까 나에 대해 어찌 생각할 지 몰라 전전긍긍했었던 것 같아요, 저는. 여수에서만큼은 그냥 착한 아이로 남고싶어 그랬나봐요. 울림 오빠 지금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일하시고 있어요, 최고의 학예관이시지요. 전시기획도 많이 하셨구요. 오르셰 전시, 루벤스 전시 등등… 오빠 추모 전시 때 오고싶어 하셨는데 지금 시국이 어지러워… 지금은 힘드신가봐요. 저도 요즘 작품 생활하고 있는데 아주 고생 고생 중이랍니다. 열심히 해서 좋은 작품들을 남기고 싶어요. 오빠가 너무 일찍 가서 다들 많이 아쉬워 하세요. 예술가의 삶은 무척 힘들지만 그만큼 아름답고 고귀한 것 같아요. 작품 속에서 오빠의 영혼과 이야기 많이 하기로 해요. 안녕♥

Friends 문경섭,정희경,손정선,박동화,조종현 (위에서 아래)

故 이상언 1967-2015 ● 1967년 여수에서 태어나 남초등학교를 졸업하고, 1983년 여수고등학교에 입학하여 미술부 활동을 시작하였다. 1984년 순천금당고등학교로 전학을 하였으며, 1986년 서울대학교 회화과에 입학하였다. 1988년 군 입대와 1994년 서울대학교를 졸업, 그 후 2012년까지 안양에서 작업 활동과 생활을 하였다. 2013년 위암 판정을 받아 여수로 귀향하여 치료를 하며 작업 활동을 하였으나 2015년 10월 31일, 48세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하였다.

도움주신 분들 구봉산주짓수 레인보우보이스 명피부과의원 빌리실용음악학원 하얀나무아트센터 홍익미술학원 곽경화 김명경 김희정 오은진 위미진 윤정란 이선주 이유정 이지영 손소희

NOMAD20161217a | 이 상 언 / LEE SANG EON / 프렌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