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린내

" 박성태초대전 "

Birin_Nae / Digital Print(Hahnemuhle / William Turner) / 150Cm x 100Cm / 1/10

갤러리 노마드

GALLERY NOMAD

전남 여수시 신기동 38-20번지 (새터로 82) 全南 麗水市 新基洞 38-20番地 Tel. +82.61.921.7777 www.gallery-nomad.com

2017_0520(토) ▶ 2017_0615(목) / 일요일 휴관

관람료 / 무료

관람시간 / 11:00am~19:00pm

Birin_Nae / Digital Print(Hahnemuhle / William Turner) / 150Cm x 100Cm / 1/10

Birin_Nae / Digital Print(Hahnemuhle / William Turner) / 150Cm x 100Cm / 1/10

1987년 6월 10일 서울시청 광장에 모인 우리는 ‘독재타도, 호헌철폐ʼ 를 외쳤다. 함성은 식지 않았 고, 도로 위 차량은 일제히 크락션을 눌렀다. 전투경찰과 쫏고 쫏기는 싸움 속에 우리의 시야를 가린 것은 지독한 최루탄 가스였다. 콧물과 눈물이 뒤범벅되어 한 치앞을 내다 보기 힘들었던 그 지독한 냄 새는 민주주의를 희생한 수많은 열사들의 피가 우리를 일깨우는 항쟁의 냄새였다. 그렇게 6월이 지나 고 나는 혹독한 향수병에 시달려야 했다. 내 고향 여수 바닷가의 비린내가 얼마나 그리웠는지 견디기 힘들었다. 전장에서 돌아 온 병사가 여인의 품을 그리워하듯 어쩌면 나는 6월 항쟁의 기억을 고향의 냄새에서 위로받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Birin_Nae / Digital Print(Hahnemuhle / William Turner) / 150Cm x 100Cm / 1/10

Birin_Nae / Digital Print(Hahnemuhle / William Turner) / 150Cm x 100Cm / 1/10

Birin_Nae / Digital Print(Hahnemuhle / William Turner) / 50Cm x 34Cm / 1/10

Birin_Nae / Digital Print(Hahnemuhle / William Turner) / 105Cm x 70Cm / 1/10

유년시절 용돈이 떨어지면 엄마 몰래 외할머니가 일하시던 남 산동 판장에 나가 얼굴을 내밀었다. 낡은 국방색 전대에서 생선 비린내가 묻은 돈을 꺼내주시던 외할 머니의 모습을 단 한순간도 잊을 수가 없었다. 세상 살아가면서 그렇게 따뜻하게 반겨주는 손이 있었 을까. 그 손은 비린손이었다. 용돈과 함께 꼭 잊지않고 사주시던 팥죽 맛을 그 무엇과 비교할 수 있을 까. 내 나이 50이 되어서야 판장에서 일하셨던 외할머니의 삶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그토록 가 까이서 맡아왔던 그 냄새의 의미를 수십년이 지나 아이를 낳고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되서야 알게된 것이다. 잠자는 시간을 빼면 하루 종일 손과 발이 젖은 채로 생선의 창자를 따고, 비늘을 벗기고 그걸 널고 말려 기어코 팔아 내고야 마는 삶의 투쟁사의 의미를 깨닫기 까지는 무려 40년이 넘는 세월이 걸렸다. 이번 사진은 지난 2014년부터 여수중앙시장,서시장,교동시장,수산시장 일대와 여수수협 공 판장과 국동항 일대의 비린내 삶에 대한 응시의 결과물로서 비린내 기록 작업의 서막이다.

작가노트중에서

Birin_Nae / Digital Print(Hahnemuhle / William Turner) / 40Cm x 36Cm / 1/10

Birin_Nae / Digital Print(Hahnemuhle / William Turner) / 105Cm x 70Cm / 1/10

Birin_Nae / Digital Print(Hahnemuhle / William Turner) / 105Cm x 93Cm / 1/10

Birin_Nae / Digital Print(Hahnemuhle / William Turner) / 150Cm x 100Cm / 1/10

박성태 ● 사진전 ● 우리들의 한센인-100년만의 외출(진남문예회관,2014/여수) , 임금의 섬 민중의 섬 '금오도'(노마드갤러리,2015/여수) , 옛사랑 금오도(해안통갤러리,2016/여수) , 비린내 (노마드갤러리,2017/여수) ● 사진집 ● '금오도'(눈빛출판사,2016)

● 1967년 여수에서 출생해 1987년 총신대 신학과 재학 중에 학보사에서 카메라를 처음 든 이후 신학을 포기하고 광주일보,뉴시스,여수신문 등에서 저널리스트로 활동했었다. 지난 2013년 한센인회복자 정착촌인 여수 도성마을에서 한센인과 조우하면서 본격적인 다큐멘터리 사진 작업을 시작했다. 지난 2014년 국내 최초로 한센인들이 직접 갤러리에 참석한 ’우리 안의 한센인-100년만의 외출’ 사진전을 열어 주목을 받았다. 현재 이 사진들은 여수애양병원 역사박물관이 소장, 상설 전시되고 있다. 지난 2016년에는 비렁길로 잘 알려진 여수 금오도를 촬영한 ‘임금의 섬,민중의 섬 금오도’ 사진전을 두차례 열어 근대와 현대의 문화가 중첩된 섬 사람들의 삶과 그들의 애환을 보여준 바 있다. ● E-mail : mihang21@daum.net ● HP : 010-2071-0240

NOMAD20170508a | 박성태 / Park Sungtae / 비린내